토허제 시그널과 대출 문 재개…오늘 시장이 동시에 움직인 이유
9월 16일 부동산 검색창에는 성격이 다른 두 뉴스가 한꺼번에 올라왔습니다. 하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조건 발언이고, 다른 하나는 은행들이 막아 뒀던 주택담보대출 창구를 다시 연다는 소식입니다.
토허제는 집을 살 수 있느냐와, 대출은 돈을 마련할 수 있느냐와 연결됩니다. 집을 알아보는 사람에게는 같은 날 둘 다 궁금할 수밖에 없는 뉴스였습니다. 다만 둘 다 “이제 풀렸다”로 읽기엔 조건이 많이 붙어 있습니다. 무엇이 실제로 바뀌었고 무엇이 아직 말 단계인지 나눠 보고, 그 뒤 실제로 무엇이 시행됐는지도 덧붙였습니다. 처음 글은 9월 16일에 썼고, 10월 초 후속 내용을 반영해 다시 정리했습니다.

청문회에서 나온 토허제 해제 조건
토허제는 정해진 구역에서 집이나 땅을 살 때 미리 구청 등의 허가를 받게 하는 제도입니다. 허가를 받아 산 집에는 원칙적으로 4개월 안에 들어가 2년 동안 직접 살아야 해서, 전세를 끼고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막힙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묶여 있고, 지정 기간은 12월 31일까지입니다.
9월 16일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유의동 위원장이 “어떤 지표가 어느 수준이 돼야 토허제를 풀 수 있느냐”고 묻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주택가격 지수가 하향세로 내려가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해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머니투데이 보도).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세 가지입니다.
- 날짜가 아니라 조건입니다. 언제 푼다는 말은 없었고, ‘어느 정도 안정’이 지수로 몇이냐는 기준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 연말 연장 여부는 미정입니다. 12월 31일 이후 연장할지는 시장 상황을 보고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 부작용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후보자는 규제를 풀었을 때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점과 제도의 긍정적 역할도 있다며 장단점을 살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발언은 해제 예고라기보다 “풀려면 이런 조건이 필요하다”는 기준 제시에 가깝습니다. 그것도 장관 후보자 단계의 발언이라, 실제 규제는 국토부·지자체의 공고가 나와야 바뀝니다.
같은 주에 나온 실거주 유예 연장 제안
토허구역 지정과 별개로, 구역 안에서 집을 산 사람의 실거주 의무를 둘러싼 논의도 같은 시기에 나왔습니다. 현재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무주택자가 사면, 기존 임대차 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를 미룰 수 있는 특례가 있습니다. 이 특례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신청해야 하고, 세입자가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9월 15일과 16일 보도에 따르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 유예를 내년까지 연장하고, 임대차 계약 갱신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국토부는 검토에 들어가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보름 뒤 실제로 바뀐 것: 실거주 유예 확대
이 제안은 10월 1일 시행으로 현실이 됐습니다. 국토교통부 발표 기준으로 바뀐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청 기한 1년 연장: 올해 12월 31일까지였던 유예 신청 마감이 2027년 12월 31일로 늘었습니다.
- 갱신계약 인정: 예전에는 지금 임대차 계약의 남은 기간만 유예해 줬지만, 이제는 갱신계약 1회(최대 2년)까지 포함됩니다.
- 입주 기한: 갱신이 없으면 늦어도 2028년 9월 30일까지, 갱신이 있으면 최장 약 3년 3개월 뒤인 2029년 중에는 들어가 살아야 합니다.
- 대상 조건은 그대로: 2026년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이어야 하고, 입주한 뒤에는 2년을 실제로 살아야 합니다.
헷갈리기 쉬운 점은 2027년 말이 신청 마감이지 입주 마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9월 16일에 ‘제안’이던 내용이 보름 만에 시행됐다는 점에서, 같은 날 나온 두 신호 가운데 실거주 유예 쪽이 먼저 매듭지어진 셈입니다. 자세한 조건은 실거주 유예 10월 1일 시행 정리에 따로 모아 두었습니다. 반면 토허구역 지정 자체를 연말 이후에도 이어갈지는 별개 문제라, 12월 전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고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은행 대출 창구는 어디가 다시 열렸나
같은 날 머니투데이는 은행별 대출 재개 상황을 전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신한은행: 9월 1일 재개했다가 이틀 만에 한도가 소진돼 멈췄던 대출모집인 접수를, 11월 실행분 한도를 새로 배정해 다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습니다.
- IBK기업은행: 9월 15일부터 모집인 접수, 변동금리 주담대, 다른 은행 대출을 옮겨 오는 대환을 재개했습니다.
- 하나은행: 11월 실행분부터 모집인 접수를 받기로 했지만, 변동금리 상품 취급 중단은 유지했습니다.
- NH농협은행: 대환·변동금리 제한을 풀고 일부 금리를 내렸습니다.
- KB국민·우리은행: 1인당 주담대 3억원 한도(국민), 지점별 취급 상한 10억원(우리) 같은 제한이 남아 있었습니다.
기사에 자주 나오는 말 세 가지를 풀어 보면 이렇습니다.
- 대출모집인: 은행과 계약을 맺고 고객을 연결해 주는 외부 상담사입니다. 영업점에 가지 않고도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통로라, 모집인 접수를 막으면 대출 문이 크게 좁아집니다.
- 대환: 지금 받은 대출을 다른 은행의 새 대출로 갈아타는 것입니다. 금리가 더 낮은 곳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많습니다. 기존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 변동금리 주담대: 기준이 되는 금리(코픽스 등)에 따라 몇 달마다 이자가 바뀌는 대출입니다.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창구가 다시 열린 배경은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넓어진 데 있습니다. 8·13 대책으로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가 1.5%에서 3.0% 수준으로 올라갔고, 9월 14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81조7932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260억원 줄어 있었습니다. 은행으로서는 대출을 다시 내줄 여유가 생긴 셈입니다.
문은 열렸지만 금리는 여전히 높다
창구가 열렸다는 것과 원하는 만큼 싸게 빌릴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신한은행 사례처럼 한도가 며칠 만에 바닥날 수 있고, 은행마다 남은 제한도 제각각입니다. 금리도 일부 은행이 조금 내렸을 뿐,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대라는 보도가 나올 만큼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금리 환경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 뉴스가 나온 바로 다음 날(한국 시간 9월 17일 새벽)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만들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3.00%로, 두 나라 금리 차이가 1%포인트로 벌어졌습니다. 시장 금리가 쉽게 내려가기 어려운 환경이라, 대출 창구가 열려도 이자 부담이 금방 가벼워지길 기대하긴 어려웠습니다.
집값 방향을 이 두 뉴스만으로 점치기는 어렵습니다. 토허제는 아직 조건 발언 단계이고, 대출은 열렸어도 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집을 알아보는 사람이 챙길 것
- 토허구역 여부: 관심 있는 집이 구역 안인지 관할 구청이나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에서 확인합니다.
- 연말 고시: 12월 31일 전후로 연장·해제 고시가 나오는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발표를 봅니다. 고시 전에는 “곧 풀린다”를 계약의 전제로 삼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 실거주 유예 자격: 5월 12일 이후 계속 무주택이었는지, 세입자 계약 만기와 갱신 여부, 신청 기한(2027년 12월 31일)을 확인합니다.
- 대출 조건: 은행 공지나 콜센터에서 실행 월, 접수 채널(영업점·모집인), 상품 종류, 남은 한도를 물어봅니다.
- 이자 계산: 대출이 나온다는 사실보다 매달 갚을 원리금이 감당되는지를 먼저 따져 봅니다.
더 자세한 정리
참고 보도: 머니투데이(2026.09.16, 청문회·은행별 대출 재개), 동아일보·연합뉴스TV(2026.09.15와 16, 실거주 유예 제안), 국토교통부(10월 1일 시행 실거주 유예 개정), 연합뉴스(IBK 재개).
이 글은 공개 보도를 정리한 정보이며 부동산 매매나 대출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최종 판단은 공식 고시와 금융기관 안내를 확인한 뒤 본인 상황에 맞춰 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댓글 쓰기